• 400여억 들인 가평군 음악역1939, 이제는 계단까지 없애나…‘돈 먹는 공공시설’ 전락
  • BF인증 이유로 차도 측 계단 철거 논란…“무장애가 아니라 주민 접근 방해?”


  • 사진 가평군 음악역1939 전경 (가평군제공)

    막대한 건립비 투입한 공공문화시설…매년 유지·운영비까지 군민 부담

    처음부터 제대로 설계했다면 추가 철거·공사 필요했나

    건립비·누적 운영비·보수비·수익까지 가평군 투명하게 공개해야

    “문제 생기면 다시 뜯고 고치는 행정, 결국 계산서는 군민에게”

    [한국뉴스타임=이명수보도국장] 가평군 음악역1939가 다시 한번 행정의 ‘계획성’과 ‘예산 효율성’을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400여원의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한 공공문화시설에서 이번에는 BF(Barrier Free·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문제와 맞물려 차도 방향에서 올라오는 기존 계단을 없애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단순히 ‘계단 하나를 철거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다.

    음악역1939를 처음 건립할 당시 400여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개관 이후 시설 운영과 유지·보수 및 GSL 공연 등에 매년 10여억원의 군민 세금이 들어가고 있는데, 또다시 시설물을 철거하거나 변경하는 비용까지 발생한다면 과연 당초 설계와 사업계획이 얼마나 치밀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결국 이번 사안의 본질은 하나다.

    “음악역1939에 지금까지 도대체 400여억원 이상 세금이 들어갔는데, 그만큼의 공공적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가.”이다.​

    가평군은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건립비로 끝나는 공공시설은 없다

    대형 공공시설에서 흔히 발생하는 착시가 있다.

    건물을 지을 때 들어간 ‘건립비’만 사업비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건물이 완공되는 순간부터 새로운 비용이 시작된다.

    전기·수도·냉난방비부터 시설관리비, 청소·경비, 인건비, 공연 및 프로그램 운영비, 시설 보수비, 장비 교체비 등이 해마다 발생한다.

    따라서 음악역1939의 경제성과 공공성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단순 건립비가 아니라 건립 이후 현재까지 투입된 누적 유지·운영비를 함께 봐야 한다.​

    반대로 공연·대관·시설 이용 등을 통해 발생한 자체수입이 얼마인지도 비교해야 한다.

    건립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매년 상당한 운영비까지 부담하면서 자체수입이나 주민 이용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이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공공문화시설이 반드시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문화복지는 수익성만으로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익시설이라는 이유만으로 예산 효율성에 대한 검증까지 면제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처음부터 BF를 고려했다면 왜 지금 계단을 없애나

    이번 계단 문제에서 더욱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시점’이다.

    BF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개념이 아니다.

    그렇다면 음악역1939를 처음 계획하고 설계하고 건축하는 과정에서 장애인과 노약자를 포함한 이용자의 접근성을 충분히 검토했어야 한다.​

    그런데 시설을 만들어놓은 뒤 다시 BF인증을 이유로 기존 시설물을 철거하거나 변경해야 한다면 주민 입장에서는 당연히 묻게 된다.

    “처음 설계할 때는 무엇을 검토했는가?”​

    계단 설치에도 예산이 들어갔다.

    계단을 철거하는 데도 예산이 들어간다.

    철거 후 주변을 다시 정비하는 데도 돈이 든다.

    결국 만들 때 세금, 없앨 때 세금, 다시 고칠 때 또 세금이다.​

    만약 사전에 충분한 검토를 했다면 피할 수 있었던 추가공사라면 이는 단순한 시설 개선으로 넘길 문제가 아니다.

    행정의 계획성과 예산 집행 책임까지 따져야 한다.

    ‘BF인증 때문에’라는 말로 끝낼 일이 아니다.​

    BF인증의 목적은 분명하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 이동약자를 비롯해 모든 사람이 시설에 안전하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 취지에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장애인의 접근권을 강화하는 것과 일반 주민이 이용하던 접근로를 무조건 없애는 것은 동일한 문제가 아니다.

    기존 계단을 유지하면서 별도의 무장애 동선을 확보할 수 없는지, 안전시설 보강으로 해결할 수 없는지, 설계 변경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의 접근성을 높일 수 없는지를 먼저 검토하는 것이 행정의 역할이다.​

    그런 대안 검토 없이 “BF인증을 위해 계단을 없애야 한다”는 결론부터 내렸다면 주민들은 이를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가평군은 해당 계단을 반드시 철거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인증기준과 기술적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

    주민 접근성 떨어뜨리는 ‘무장애 행정’의 역설

    더 큰 문제는 주민 접근성이다.

    차도 방향에서 음악역1939로 바로 올라올 수 있었던 계단을 없애면 기존 이용자는 어떤 동선을 이용해야 하는가.

    우회거리는 몇 m 늘어나는가.

    고령 주민에게는 더 불편하지 않은가.

    행사 때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이동할 경우 오히려 특정 출입구에 이용객이 집중되는 문제는 없는가.

    비상 상황에서 피난과 이동에는 문제가 없는가.​

    이러한 사항까지 검토했는지 가평군은 설명해야 한다.

    BF는 ‘Barrier Free’, 즉 장벽을 없애자는 것이다.​

    그런데 인증을 받겠다는 명분 아래 주민들이 이용하던 접근로를 없애고 더 먼 길로 돌아가게 만든다면 주민 입장에서는 또 다른 ‘Barrier’를 만드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음악역1939에 지금까지 총 얼마가 들어갔나​

    이번 기회에 가평군은 음악역1939의 비용 구조 전체를 군민 앞에 공개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최초 건립비만 공개해서는 부족하다.

    ① 토지 및 건립 총사업비

    ② 설계 및 각종 용역비

    ③ 개관 이후 연도별 운영비

    ④ 직원 및 관리 인건비

    ⑤ 전기·냉난방 등 공공요금

    ⑥ 시설 유지·보수비

    ⑦ 공연·행사·프로그램 사업비

    ⑧ 추가 시설개선 및 공사비

    ⑨ 연도별 방문객과 실제 이용률

    ⑩ 대관료 등 연도별 자체수입​

    최소한 이 정도는 공개해야 음악역1939가 가평군의 문화적 자산인지, 지속적으로 예산을 투입해야만 유지되는 고비용 시설인지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누적 비용이다.

    건립비가 아무리 크더라도 많은 주민이 이용하고 지역경제와 문화 활성화에 상당한 효과를 만들어낸다면 공공투자의 의미가 있다.​

    반대로 건립비에 이어 해마다 적지 않은 운영비가 들어가는데 이용률과 파급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면 사업 자체를 재평가해야 한다.

    ‘짓는 행정’보다 어려운 것이 ‘운영하는 행정’이다.​

    지방자치단체 사업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이 건물을 짓는 것으로 정책이 완성됐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건물을 짓는 것은 몇 년이면 끝난다.

    하지만 유지·관리는 수십 년 계속된다.

    그래서 공공시설은 착공식보다 10년 뒤 운영비를 먼저 계산해야 한다.​

    음악역1939 역시 마찬가지다.​

    건립 당시 장밋빛 기대와 명분이 있었다면 이제는 실제 성과를 숫자로 증명해야 할 시점이다.

    연간 방문객은 얼마나 되는가.

    가평군민 이용자는 얼마나 되는가.

    외지 방문객 유입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지역 상권에 미치는 효과는 무엇인가.

    투입되는 연간 예산 대비 문화적·경제적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이런 성과평가 없이 “문화시설이니까 필요하다”는 말만 반복한다면 책임행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만들고, 뜯고, 다시 고치는 비용은 결국 군민 몫

    공공시설은 담당 공무원의 돈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군민의 세금으로 만든다.​

    설계가 잘못돼도 군민 세금이고, 다시 뜯어도 군민 세금이며, 재시공해도 결국 군민 세금이다.​

    그래서 행정은 민간보다 오히려 더 신중해야 한다.

    “내 돈으로 건물을 짓는다면 이렇게 설계했을까. 내 돈으로 철거한다면 다른 방법부터 찾아보지 않았을까.”

    공직사회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필요가 있다.​

    이번 계단 철거 문제 역시 단순 시설물 하나의 존치 여부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

    당초 설계가 적절했는지, BF인증을 처음부터 충분히 고려했는지, 철거 외 대안을 검토했는지, 추가 예산은 얼마인지, 주민 의견은 들었는지까지 모두 확인해야 한다.​

    가평군은 ‘계단 철거’ 전에 장부부터 공개하라

    가평군은 음악역1939 계단 철거에 대해 주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왜 철거해야 하는지, 반드시 철거해야 BF인증이 가능한 것인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철거와 재정비에 얼마가 필요한지부터 밝혀야 한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해야 한다.

    음악역1939 건립부터 현재까지 투입된 전체 예산과 연도별 유지·운영비, 자체수입, 이용실적을 공개하라.

    그래야 군민도 판단할 수 있다.​

    음악역1939가 세금을 들일 가치가 충분한 문화공간인지, 아니면 건립 이후에도 계속 예산을 요구하는 고비용 공공시설이 되어가고 있는지를 말이다.​

    BF인증의 취지는 존중돼야 한다.

    장애인과 이동약자의 접근권은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부실한 사전검토나 반복되는 설계변경, 불필요한 추가 예산까지 정당화하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음악역1939는 행정기관의 것이 아니다.

    군민의 세금으로 만들고 군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군민의 시설이다.

    그렇다면 군민에게는 물을 권리가 있다.

    “처음 짓는 데 얼마를 썼는가.”

    “지금까지 유지하는 데 얼마를 썼는가.”

    “이번에는 계단을 없애는 데 또 얼마를 쓸 것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그 많은 세금을 투입한 만큼 음악역1939는 정말 군민에게 편리한 시설이 되고 있는가.”​

    가평군이 답할 차례다.



     

  • 글쓴날 : [26-08-24 17:17]
    • 한국뉴스타임 기자[gpnews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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