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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기자논평] 결단(決斷)은 없고 아집(我執)만 남은 가평군 정기인사

주의 전환의 오류란 논쟁에서 논점을 흐리거나 주의를 전환하는 것으로 자신이 불리할 때 화제를 바꾸거나 지엽적인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방식으로 나타나는 논점 일탈의 오류중 대표적인 것이다.

예를 들어 차량 접촉 사고가 나서 운전자들끼리 말싸움을 벌이다가 불리해지거나 여의치 않으면 너 몇 살이야?”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

이에 왜 반말이야?”로 맞받아치면 애초에 싸움을 시작했던 주제나 원인은 사라지고, 인간 됨됨이나 속칭 싸가지가 싸움의 주요 주제로 등장한다.

세상 그렇게 살면 안 된다는 거창한 훈계가 뒤따르고, 그러다가 멱살잡이와 주먹다짐이 오가기도 한다. 썩 좋은 예는 아니지만, 이런 싸움 속엔 주의 전환의 오류(red herring fallacy)’가 내포되어 있다.

가평군은 지난 724일자로 2023년 하반기 정기인사예고를 공지 했다. 그런데 발표한 인사 사전예고와 달리 4급 국장과 5급 과장급 승진 인사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가평군의회 및 공직사회와 지역정가의 우려와 권고에도 불구하고 두달이 다 되도록 인사권자인 가평군수는 요지부동이다.

매년 가평군 정기인사 시즌이 되면 다양한 채널과 방법으로 인사권자인 가평군수에게 청탁 또는 압력이 이루어지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번 하반기 정기인사에서도 마지막까지 A과장과 B과장의 4급 국장 승진인사에 대한 다양한 압력이 심각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논쟁을 회피하려는 성향의 서태원 군수는 사상 초유의 '승진인사보류'라는 고육책(苦肉策)을 사용하였다.

이제는 누구냐보다는 언제냐라는 화두가 우세한 것을 보면 언뜻 소기의 목적은 달성 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비정상적인 사례(事例)는 인사권자의 인사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유발 할 수 밖에 없다.

더 나아가 승진이나 인사고과 가산점 같은 인센티브나 인사불이익과 같은 불이익이 없을 경우, 위정자가 시키는 일조차 수행할 생각 없이 움직이지 않는 공직자의 복지부동(伏地不動) 자세를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발생 할 수 밖에 없다.

이는 주민의 민의를 대변하기 위해 선출 된 공직자가 정당한 이유없이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그 직무를 유기하는 직무유기라는 지적이다.

딱 잘라 결정하거나 단안을 내리는 결단(決斷)은 없고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자기 중심의 한 가지 입장에서만 사물을 보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아집(我執)만 남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정가에서는 '안타깝다'는 공통된 반응이다. 굳이 논란이 없이 군정에 전념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을 자초'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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