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타임=이명수 보도국장] 가평군 북면은 가평의 대표적인 산악자원이 집중된 지역이다. 연인산과 명지산, 화악산을 비롯해 적목용소와 백둔계곡 등 산과 계곡이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한국관광공사도 적목용소를 소개하면서 북면 지역으로 들어가는 길이 연인산·명지산·화악산의 산수를 따라 이어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명지산은 군립공원으로 지정돼 있고, 연인산은 도립공원으로 관리되고 있다. 경기도 자료에서도 명지산과 연인산은 각각 가평의 주요 자연공원으로 분류돼 있다.
최근 경기도는 연인산도립공원에 대해 탐방로 안전시설, 예초·제초, 사방사업 등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우수한 자연자원을 하나의 관광권으로 묶어 관리할 수 있는 전담조직으로 가칭 ‘연인산·명지산·화악산사업소’ 또는 ‘가평군 산악관광사업소’를 북면에 두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번 특별기획의 핵심이다.
산은 많은데 ‘하나의 관광권’으로 움직이는 조직은 없다.
북면의 경쟁력은 분명하다. 하나의 지역 안에서 산행, 계곡, 캠핑, 생태관광, 농촌체험, 숙박을 연계할 수 있다.
경기도는 명지산군립공원을 높은 산과 깊은 계곡, 울창한 산림을 갖춘 자연관광지로 소개하고 있으며 생태탐방학습원과 탐방시설도 갖춰져 있다고 설명한다.
연인산 역시 도립공원으로 관리되면서 탐방로와 안전시설, 산림 관리 사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관광객 입장에서는 연인산 따로, 명지산 따로, 화악산 따로다.
시설관리, 관광홍보, 도로와 주차장, 산림, 계곡 안전, 환경정비, 축제와 체험프로그램 등이 서로 다른 행정 부서와 기관에 분산될 경우 북면 전체를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만드는 데 한계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사업소를 단순한 시설관리 조직이 아니라 북면 산악관광의 현장 컨트롤타워로 설계하는 방안이 정책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사업소가 맡을 기능으로는 연인산·명지산·화악산 관광벨트 기획, 등산로·계곡·주차장·화장실 등 기반시설 관리, 산악사고 및 물놀이 안전대책, 캠핑·트레킹·생태관광 프로그램 개발, 지역 농특산물·숙박·음식점 연계, 사계절 관광콘텐츠 개발 등이 검토될 수 있다.
‘산을 깎는 개발’ 아닌 체류형 산악관광
북면 개발은 대규모 토목사업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자연환경을 보전하면서 방문객의 체류시간과 지역 소비를 늘리는 방식이 중요한 쟁점이다.
등산객이 산만 오르고 가는 지역에서 벗어나 산행 후 지역 음식점을 이용하고, 지역 숙박시설에서 하루를 보내고, 농특산물을 구매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예를 들어 백둔리·제령리·도대리·적목리 등 북면 일대를 각각의 특색에 따라 산악관광과 생태체험, 산촌휴양, 계곡관광 등으로 연계하고 이를 하나의 관광브랜드로 묶는 방식이다.
봄에는 야생화와 트레킹, 여름에는 계곡과 캠핑, 가을에는 단풍과 산행, 겨울에는 설경과 겨울산 관광으로 연결한다면 북면은 사계절 관광권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사업소는 북면에 있어야 현장이 보인다
전담조직을 검토한다면 위치도 중요한 문제다.
산과 계곡을 관리하는 조직이 현장과 멀리 떨어져 있다면 신속한 민원대응과 안전관리, 시설점검에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연인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는 현재 가평읍 용추로에 소재하고 있으며 경기도가 운영·관리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통합사업소를 설치하려면 기존 도립공원 관리체계와 가평군 조직 간 역할분담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특히 연인산은 도립공원, 명지산은 군립공원이라는 관리주체 차이가 있는 만큼 단순히 군청 조직 하나를 신설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경기도와 가평군 간 사무위임이나 공동사업, 조직·예산 분담 등에 대한 법적·행정적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화악산 일대 역시 산림·도로·하천 등 관련 관리기관이 각각 다를 수 있어 통합관리의 범위를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
개발과 보전, 주민소득을 함께 봐야
산악관광 개발에는 반대 측면의 검토도 필요하다.
관광객 증가에 따른 교통혼잡과 쓰레기, 불법주차, 계곡 훼손, 산림환경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공원은 개발행위와 시설 설치에 법적 제한도 따른다.
따라서 사업소 신설 여부를 검토하기에 앞서 관광객 수요, 주민소득 효과, 사업비와 인력, 자연환경 수용능력, 교통대책 등을 포함한 기본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민들이 빠진 관광개발 역시 지속되기 어렵다.
북면 주민과 펜션·음식점·농가·마을공동체 등이 관광사업에 참여하고 실제 소득이 지역에 남는 구조인지도 정책 평가의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
북면을 가평 산악관광의 또 하나의 축으로
가평에는 자라섬과 북한강, 청평호 등 수변관광 자원이 잘 알려져 있다.
반면 북면은 가평을 대표하는 산악자원이 집중돼 있음에도 이들을 하나의 브랜드와 정책으로 연결하는 접근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경기도 자료에 따르면 화악산과 명지산, 연인산 등 가평의 고산지대는 경기도에서도 대표적인 산악지형을 형성한다.
가평 관광정책이 수변관광 중심에서 수변관광과 산악관광의 양축 구조로 확장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를 위해 북면 현장에 전담조직이 필요한지는 충분히 논의해 볼 정책과제다.
가칭 ‘연인산·명지산·화악산사업소’ 신설안은 조직 하나를 더 만드는 문제가 아니라, 흩어진 북면의 자원을 어떻게 연결하고 자연환경을 지키면서 지역경제와 결합할 것인가의 문제다.
향후 검토 과정에서는 경기도와 가평군의 업무분담, 조직 규모와 예산, 주민 참여방식, 환경보전 원칙, 관광객 체류전략까지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북면의 경쟁력은 이미 산과 계곡 속에 존재한다.
남은 문제는 그 자원을 어떤 행정체계와 관광정책으로 연결할 것인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