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타임=이명수 보도국장] 서태원 가평군가 부군수 직속 전략담당관과 행정안전국 산하 디지털정보과를 신설하고, 경제산업국을 경제복지국으로 변경하는 조직개편을 추진한다. 공무원 정원도 829명에서 845명으로 16명 늘어난다.
행정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명분이다. 그러나 개편안을 들여다보면 행정의 우선순위와 정책적 일관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전략조직은 신설하고 소상공인 전담부서는 통합한다. 복지행정은 경제부서와 묶는다. 조직은 커지는데 정작 군민을 위한 정책의 전문성과 독립성은 약화되는 것 아닌가.
부군수 직속 전략담당관 신설은 필요성을 인정할 만하다. 주요 현안사업을 총괄하고 부서 간 정책을 조정할 컨트롤타워는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조정 권한이 없다면 조직 신설은 의미가 없다. 5급 사무관급 전략담당관이 4급 국장급 조직의 정책을 조정하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전략담당관은 4급 국장급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기존 기획 기능과 업무를 명확히 구분하고 부군수의 권한 위임을 통해 실질적인 정책 조정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름만 전략조직인 또 하나의 보고 부서는 필요 없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소상공인지원과의 통합이다.
가평군은 일자리정책과와 소상공인지원과를 합쳐 소상공인경제과로 개편할 계획이다. 관광과 숙박, 음식점, 전통시장 등 소상공인이 지역경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현실에서 전담부서를 통합하는 판단이 과연 적절한가.
부서 통합이 곧 지원 축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전담인력과 예산, 정책적 우선순위가 줄어든다면 이는 명백한 정책 후퇴다.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면서 소상공인 전담조직부터 없애는 것이 가평군의 경제정책인가.
경제산업국을 경제복지국으로 변경하고 복지정책과와 사회복지과를 편입하는 결정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경제정책은 성장과 투자, 생산성과 효율성을 중시한다. 반면 복지정책은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적 안전망, 취약계층 보호를 우선한다. 두 분야가 연계될 수는 있지만 정책의 목적과 평가 기준까지 동일한 것은 아니다.
특히 고령화와 인구감소에 직면한 가평군에서 복지는 단순한 예산 지출이 아니라 지방정부가 책임져야 할 핵심적인 공공서비스다.
복지를 경제논리로 재단할 것인가. 취약계층 보호마저 비용 대비 효율성으로 평가하려는 것인가.
경제복지국 신설이 반드시 복지의 공공성을 훼손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경제와 복지를 하나의 국으로 묶는 이유와 정책적 효과, 복지 전문성을 보장할 장치가 제시되지 않는다면 우려는 해소되기 어렵다.
디지털정보과 신설도 마찬가지다. 부서를 만드는 것보다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민원 처리와 행정서비스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다.
공무원 16명 증원 역시 명확한 근거가 필요하다. 어느 부서에 몇 명을 배치하고 추가 인건비는 얼마나 발생하는지, 증원으로 무엇이 달라지는지 군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인력 확충이 필요한 분야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기존 인력의 재배치와 업무 효율화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증원이라면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이번 조직개편안은 오는 11월 4일까지 입법예고된다. 가평군은 확정에 앞서 조직 신설과 통합의 타당성, 인력 증원의 필요성, 정책적 기대효과를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조직개편은 단순히 부서를 합치고 공무원을 늘리는 행정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지방정부가 무엇을 중시하고 누구를 위해 일할 것인지 보여주는 행정철학의 문제다.
소상공인은 지역경제의 생존 문제이고, 복지는 군민의 존엄성을 지키는 공적 책임이다. 이를 조직 운영의 편의나 효율성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소상공인 전담부서를 통합하면서 지원정책은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복지를 경제부서에 편입하면서 공공성과 전문성은 어떻게 지킬 것인가. 공무원 16명을 늘려 군민에게 무엇을 돌려줄 것인가.
조직은 커졌는데 소상공인 지원은 약해지고 복지의 공공성마저 흔들린다면, 그것은 혁신이 아니라 행정의 퇴보다.